0세부터 3세까지 두뇌발달 놀이 대화
요즘 열심히 보고 있는 책입니다. 아이가 말이 느린 것 같아 고민이어서 사서 보게 되었는데, 게을러져서 책을 끝까지 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번에 발달 검사에서 말이 정~말 느린 걸 확인하고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말을 집중적으로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시 이 책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이 책을 너무 늦게 본 것 같아 후회가 돼요. 저는 이 책을 아이 가 돌 지난 후에 보게 되었는데, 책에서는 이미 신생아와도 대화가 가능하더라고요. 그 사실을 전혀 몰라서 혼자서만 속사포로 쏟아내듯 말했었는데, 핑퐁하듯 서로 대화가 된다는 걸 알았다면 아이와 더 재미있게 말을 하고 아이 말도 좀 더 빨리 가르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서 말하니 정말 재미가 없어서 아이에게 말을 많이 안 하게 되더라고요.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수다쟁이 엄마가 좋다고 해서 혼자 수다만 떨었더니... 제대로 된 방법을 몰라서 이렇게나 헤매었습니다. 출산 전에 필수로 읽으면 좋을 책인 것 같아요. 책 안에 놀이 방법까지 모두 나와 있으니 놀이 방법 책도 따로 볼 필요 없이 이 책만 정독하면 아이와 서로 주고받으며 재밌게 놀수 있을 듯합니다. 이 책에서 저에게 깨달음을 주었던 구절들이 많았습니다.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것 같아서 밑줄도 긋고 블로그에도 남기고 머릿속에 기억해두어서 아이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자 합니다. 저는 평소에 말이 없기도 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말 못 하는 아이와 말하고 노는 게 정말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 나는 걸 배웠고, 또 시도해보니 효과도 있었습니다. 아이가 반응을 해주니 저도 재미가 있어 더 많이 말을 하게 되고 놀이도 즐거워졌어요. 이미 말을 잘하고 아이와 잘 놀아 주는 엄마들에게는 필요가 없을 수도 있지만, 저처럼 아이와 노는 것이 힘들고,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주어햘지 잘 모르겠고, 아이의 말이 느리다 생각하면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긴 했지만 (현 22개월) 이 책에 나오는 신생아 때부터 하는 놀이 대화에서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놀이 대화가 있겠다 싶으면 모두 적용해보고 있습니다. 몇 가지 적용해본 것들은 효과가 있는 것 같아 아이에게 내심 미안하더라고요. 아이들은 정말 정성을 들인 만큼 아웃풋이 나오는 듯합니다. 책 초반에는 약간 언어발달의 학문적인 내용이 있어 어렵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미 개월 수를 많이 넘겨 발달과정을 알고 있어 지루했었지만, 만약 신생아를 가진 엄마였다면 새롭게 다가왔을 내용들도 많습니다. 그럼 제가 이 책에서 배운 것들을 조금 소개해드릴게요.
아이를 위해 대신해서 말하는 건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분명히 아이가 말할 차례인데 엄마가 나서서 대신 말하는 건 어떻게 차례를 지켜서 말하는지, 어떻게 자신을 위해 말하는지를 가르쳐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아이의 의사소통 능력을 절대로 향상해 줄 수 없다. 참된 의미의 함께 나누는 대화는 아이와 함께 말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주고, 자기 시도들을 가치 있게 여기도록 해주어야 한다. 아이에게 말하기를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의 자연스러운 대화에 아이를 포함시키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일방적인 대화를 자주 하고 있다.
"아가, 기저귀 갈 동안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해. 이런 아주 까다롭게 구는구나. 먼저 이 젖은 기저귀를 빼낸 다음에 깨끗이
닦자, 그래 이게 더 좋은 거야. 이제는 새 기저귀를 채우자. 훨씬 기분이 좋을 거야. 좋아. 다했다."
이 상황을 함께 나누는 대화로 바꾸어 볼 수 있다.
엄마: 아, 이것 때문에 네가 까다롭게 구는구나.(잠시 멈춤)
윤지: (소리를 낸다)
엄마: 맞아, 나도 이것은 안 좋아해. (멈춤) 이게 더 좋지? (멈춤) 틀림없어, (멈춤) 이제 기분 좋을 거야.
윤지: (꼬르륵 목을 울리는 소리를 낸다)
엄마:(꼬르륵 목을 울린다) 행복한 윤지야, 엄마한테 말하고 있는 거지?
윤지: (꼬르륵 목을 울린다)
엄마: 그래 그렇구나, 말을 하고 있으나 (멈춤) 엄마한테 말해 보렴. (멈춤) 싫어? (멈춤) 좋아. 윤지야. 다 했어.
책에서 강조하는 핵심 포인트가 이 대화에 거의 다 있습니다. 일상 생활 속 대화를 나누는 것, 현재 관심사에 대해 대화 나누는 것, 신생아와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반드시! 말하기 중간 중간 아기가 반응을 할 수 있도록 멈춤을 주어야 한다는 것, 아이가 내는 소리를 따라 내주는 것 등입니다. 사실 저에게 충격울 주었던 가르침은 대화는 서로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갓난아기 때부터 말을 멈추고 아기에게 반응할 시간을 주고 지켜봐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식의 대화를 나누면, 아기도 대화란 서로 주고받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고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말을 하고 자신을 바라보고 기다려주면, 자신이 반응할 차례라는 걸 알게 된다고 합니다. 저는 놀아주는 게 지루했던 이유가 저 혼자만 떠들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이렇게 아기에게 반응할 시간을 주고 아기가 조금씩 반응하는 걸 보았다면 더 기쁘고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엄마나 아빠가 바보처럼 행동할 때 아이는 아주 좋아한다. 아주 어린아이일지라도 지루한 대화를 나누고 싶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과장된 얼굴 표정, 목소리의 다양한 변화, 재미있는 행동들은 아이의 흥미를 끈다. 그러므로 아이가 깜짝 놀랄 만큼 재미있게 행동해보자. 눈썹을 높이 올리고, 눈을 크게 치켜뜨고, 이를 많이 드러내면서 크게 미소를 짓는 것이다. 아이가 예상할 수 없는 간단한 놀이를 할 때, 놀라는 척을 하면 특히 더 효과적이다. 장난감이 불쑥 삑삑 소리를 낸다거나 할 때 엄마나 아빠가 우스꽝스럽게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이 예상치 못한 일일 자기를 무섭게 하려는 게 아니란 사실을 깨닫고 안심할 것이다.
이 내용을 보고 평소에 하는 것보다 표정을 더 우스꽝스럽고 오버하면서 지어주었습니다. 입도 크~게벌리기도하고 얼굴을 험상궂게 찡그려보여주기도했더니 아이가 정말 깔깔깔 거리며 웃었습니다. 남편이 평소에 소리를 막 지르면서 오바하면 애가 놀래게 왜 저러냐 했는데.. 그렇게 해주면서 웃겨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이 책을 보고 나서 아이 앞에서 엄청 오버하며 행동하기도 하고 몸짓도 크게, 목소리도 크게, 정말 개그맨처럼 많이 망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망가지는 만큼 아이가 웃는 걸 보면 참 뿌듯합니다.
아이에게 말을 할 때는 목소리의 리듬, 높이, 크기, 억양을 다양하게 변화시킨다. 자주 멈추고, 약간 높은 목소리로 말하다가 가끔은 속사이기도 하다가, 과장된 억양으로 말을 해보면, 마치 노랫소리처럼 들릴 것이다.
이것도 실천해 보았어요. 사실 크게 말하는 건 많이 했는데, 오히려 속삭이는 건 안 해봐서 아이게 게 속삭이듯 말해도 보고 목소리도 변조해서 말을 해주고 있습니다. 한결 아이가 제 말에 흥미를 보이더라고요.
눈높이를 맞추면 아이는 부모 얼굴에 쓰인 메시지를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엄마 아빠가 끄덕이고 미소를 지으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는 것도 볼 수 있다. 엄마 아빠의 입을 보면서 소리와 말이 어떻게 만들어지느지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하는 의사소통의 가치를 배우고, 또 다른 사람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이 부분도 제가 평소에 많이 놓치는 부분이었습니다. 눈을 마주치고 거의 대화를 안 나눈 것 같아요. 말은 소리 영역이라 생각하고 눈 마주침은 생각을 못했어요. 요즘도 까먹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 아이와 눈을 마주치면서 말할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눈 마주침 별표!)
(지시만 하는 방법으로 아이와 놀아준 엄마 케이스가 나옴)
이 아이는 부모가 얼굴을 보면서 상호작용을 해준 게 아니라 언제나 지시로만 일관될 놀이 환경에서 말을 배우고 있었다. 이런 아이들은 어휘수도 적고, 언어 발달도 늦으며, 대인관계 능력도 떨어진다. 다시 말해, 아이에겐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곁에 있어주는 부모가 필요하다.
북미 인디언인 나바호 부족들은 한 사람이 말하기를 끝내면 응답하기 전에 잠깐 동안 기다리는 게 존중의 표시라고 한다. 이러한 짧은 침묵의 순간이 방금 들은 말을 소화하고 충분히 이해할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아이도 마찬가지로 자기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 부모와 나누는 대화는 즐겁지 않을 것이다.
이것 역시 주고받는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 외에 대화를 어떻게 이어가는 게 좋은지, 언어는 어떻게 확장하면 좋은지에 대한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예시 대화 내용이 많이 나와 있어 이해하기도 쉽고, 저처럼 말주변이 없는 사람은 그 대화 그대로 따라 해도 좋습니다. 저는 책에 나온 대화들 그대로 따라 해 보고 있습니다. 책에 나오는 대화 놀이 중 '지금 들리는 소리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놀이'를 해보았어요. 밖에서 자동차 소리나, 강아지 소리 등이 들리면 손을 귀에 갖다 대고 '이게 무슨 소리지?'하고 함께 들어본 후 그 소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놀이인데요. 마침 베란다에서 아이와 놀고 있었는데 까마귀가 "깍깍깍~" 울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헛~ 이게 무슨 소리지?" 하며 손을 귀에 갖다 대고 가만히 듣는 척을 했더니, 아이도 따라 하더라고요. 그리고 까마귀 깍깍 우는 소리 잠깐 듣고 제가 "깍깍~ 까마귀가 깍깍 하고 우네" 라고 말을 해주니, "깍깍" 이라고 따라 말하더라고요. 말을 워낙 안하는 아이라 이렇게만 말해주어도 얼마나 기쁘던지요~ 책을 읽고 나서 저희 아이가 왜 말을 안했는지 알겠더라고요. 그건 바로 말하고 싶을 만큼 재미있어보이거나 흥미로웠던 말이 없었던 것 같아요.(엄마 혼자 쏟아내는 알아들을수 없는 재미없는 말만 해주었네요) 깍깍도 현재 흥미를 보인 상대로 말을 가르치니 곧잘 따라하더라고요.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게 좋다, 수다쟁이 엄마가 되어야 한다, 아이와 재미있게 놀아 주어야 한다 등의 추상적인 육아 지침이 아닌 실생활에서 바로 따라 해 볼 수 있는 구체적인 대화 놀이가 있어서 정말 좋았던 책이었어요. 몇 가지만 시도해 보았는데 바로 효과를 보이니 더 열심히 따라 해보려고 합니다. 저희 아이가 내년에는 언어천재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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