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말이 느려 결국 언어치료 센터를 다니기로 했다.
처음에는 정말 다닐 생각이 없었다. 말을 하는 것은 입 근육의 운동 영역이라 48개월까지는 기다려봐도 좋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 더 기다려 보려고 했다. 아이의 말 이해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기다리려 했다. 하지만 주위에 말이 우리 아이만큼 느린데 언어치료를 적극적으로 받고 있는 엄마들이 많았다. 나만 이렇게 무심한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린이집 선생님께서도 언어치료를 권하셨다. 다니던 소아과에서도 언어 검사를 받아보지 않겠느냐고 말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기다려 보겠다는 말만 했다. 이렇게 여기저기서 언어 검사를 받아보지 않겠냐, 언어치료센터를 다녀보지 않겠냐는 말을 많이 듣게 되면서 흔들렸다.
고민한 이유는 두가지였던것 같다. 하나는 그 정도로 느린 게 아니다고 부정? 하고 싶은 마음. 두 번째는 시간적, 비용적인 부담감.
아이가 말이 느린것에 대해 부정하고 싶었던 것 같다. 조금만 기다리면 언어치료 안 받아도 금방 잘하겠지 하는... 그런데 어떻게 보면 그것은 나의 이기적인 생각 같았다. 바우처로 비용도 많이 지원이되고, 언어치료 센터도 많이 활성화되어있는 요즘, 예전보다 좋은 시스템이 갖춰져있는데 그것들을 적극 이용하지 않는 것이 미련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나보다 더 적극적으로 아이의 언어치료에 힘쓰는 엄마들을 보며 내가 너무 무심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또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 또한 용기일 거란 생각이 들어 생각을 바꾸었다.
시간적, 비용적인 부담감도 어느정도 해결되었다. 바우처를 받게 되면 월 16만 원을 나라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수업은 주 1회, 월 4회~5회 정도 받는다. 한 타임에 40분(아이와 언어 수업)+10분(엄마와 상담)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센터 수업은 한 타임에 4만5천원 정도이다. 이렇게 월 4~5회 정도 수업을 받으면 내가 직접 내야 하는 돈은 대략 6만~7만 원 정도이다. 월 달 6만원이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이고, 한 타임 (약 40분) 간 선생님이 오직 우리 아이를 위해 1:1로 신경을 써주시는 것이기에 안 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였다. 아이도 즐거워할 것 같다. 저녁 타임의 수업도 있어 어린이집 하원하고 남편의 차를 타고 가면 차비 및 시간적 부담도 많이 줄어들 수 있다.
아이가 혹시나 스트레스 받아하면 어떡할까 고민이 되었는데, 선생님과 상담을 하니 안심이 되었다. 아이들이 이 수업을 받으면 너무 재미있어해서 오히려 엄마에게 다시 안 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 부분에서 선생님께서 정말 아이들과 즐겁게 놀아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안심이었다.
바우처 받기까지 절차...
사실, 전혀 센터를 다닐 생각이 없어서 모든 과정들에 건성건성 임했다. 다녀도 그만 안다녀도 그만. 솔직히 안 다니고 싶어서 대충대충 했다.
소아과에서 언어 검사 받기
다니던 소아과에서 언어 검사도 대충 받았는데, 선생님께서 언어치료가 필요해 보인다며 바우처 신청할 수 있도록 서류를 모두 만들어 주셨다... 면사무소에 바로 연락을 해보라며 나를 푸시? 도 하셨다...
(*언어검사는 간단하다. 병원에서 문진표같은 종이를 주고, 집에서 아이의 상황에 맞게 체크해서 제출하면된다. 언어 치료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보험 처리도 가능하다. 진단서 및 영수증을 병원에서 받아서 아이앞으로 들어놓은 실손 보험비를 청구할 수 있다. 실제 검사비는 7만 원이었는데 보험비로 약 5만 원 돌려받았다. 면사무소에 내는 결과서 및 진단서 등은 별도 2만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면사무소에 바우처 신청
의사 선생님의 푸시에 못 이겨 면사무소에 연락을 했더니, 5월 중순까지 대기를 걸어 놔야 한다고 한다. 어차피 안 하고 싶었는데 바로 신청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잘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면사무소에서 연락이 오더니 이번 주 안까지 추가로 받고 있으니 빨리 등록을 하러 오라고 한다...? 안 하게 되어 기뻐했는데, 면사무소에서 빨리 오라고 하니... 또 상황에 밀려 등록을 하려 갔다. 면사무 소이 바우처 신청을 하고 며칠 후 집으로 바우처 카드가 배송되었다. 바우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올해 말까지(21년 12월까지).
(*바우처 신청시 필요한 서류는 '검사 결과지 및 발달재활서비스 의뢰서(병원에서 다 만들어주심) + 건강보험 자격 확인서 및 납부확인서(건강보험에 전화해서 받기)' 이렇게 두 가지였다)
언어치료 센터 알아보기
이제 언어치료 센터를 알아볼 차례. 바우처 카드가 발급되면, 그전에 바우처의 간단한 설명과 언어치료를 받을 수 있는 주변 센터 리스트들이 우편으로 배송된다. 거기서 가장 가까운 곳이나 주변 엄마들이 추천한 곳으로 연락해보기로 했다.
주위에서 좋다고 추천 받은 곳이 있는데, 그곳은 이미 5월 중순까지 상담 예약이 다 차있고 오전 시간밖에 안된다고 한다. 흠.. 어차피 할 생각이 없었는데. 상담도 밀려 있으니 못하겠다? 하는 마음에 잘됐다 생각했다. 그래도 전화나 해볼까 해서 전화를 했더니 근로자의 날이라고 다음 주 월요일까지 영업을 안 한다고 한다.
어차피 다닐 생각이 없는데, 그냥 기다려볼까 하다가 다른 집에서 가까운곳에 전화를 했다. 그 센터의 원장님과 간단하게 상담을 했고, 저녁 타임도 가능하다는 말에 저녁 시간으로 덥석? 예약했다. 그날 밤에 담당 언어치료 선생님께서 전화가 와서 너무 친절하게 수업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주셔서 왠지 안심도 되고 신뢰도 생겼다.
(*언어 검사결과지는 면사무소에 내기 전에, 미리 한 부 사진 찍어 놓으면 좋다. 센터 선생님께 보여드리면 수업전에 참고하시기 좋다. 나는 사진도 안 찍어 놔서 다시 병원에 가서 결과지를 받아 왔다..)
다음 주부터 언어치료 시작인데 기대가 된다. 이상하게 나는 정말 언어치료센터를 다니고 싶지 않았는데 상황에 밀려 일이 술술 진행된듯한 느낌이다.. 역시 무슨 일이든 욕심을 버리고 기대를 안 하면 일이 이렇게 잘 풀리는가 싶다.. 처음 했던 수많은 걱정들과 달리 일이 잘 풀렸고 시간적 비용적 부담도 생각보다 덜해 더 좋았다.
올해가 가기 전에 아의 말이 터진다면 그것보다 기쁜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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