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말이 느리다. 두돌 정도까지만해도 말이 느린것에 대해 고민이긴 했지만 마음 한켠으로 아직 어리니까 조금 더 지켜보자, 천천히 잘하게 될거야 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지금의 31월을 맞이했다. 주위의 또래 아이들은 어른들과 일상 대화가 가능할 정도인걸 보면 걱정이 크다. 그래서 더 부지런히 말을 늘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말이 느린 원인은 어느 정도 나에게도 있었다. 내가 과묵한 편이고, 아이과 재밌게 잘 못 놀아주고, 혼자 놀게 한 적도 많았다. 영상도 자주 보여주였다. 유아가 듣기 쉬운 말도 잘 몰랐고, 아이와 어떻게 대화를 나누는지도 몰랐다. 부랴부랴 아기와 대화를 나누는 법을 책, 영상을 통해 공부해서 조금씩 적용해가면 아이도 나도 상호작용하는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렇게, 더디지만 그래도 천천히 아이의 말이 늘고 있었다.
아이가 말이 느린편이라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고민을 이야기했는데 대뜸 언어치료센터를 권하시는게 아닌가? 조금 놀랐다. 그렇게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것이었나하는 생각에 사실 충격받았다.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냐고 여쭤보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요즘 워낙 말이 조금만 느려도 언어치료 센터를 많이 다니는 추세이고, 또 다니고 나면 훨씬 나아지는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권했다 하신다.
언어치료 센터를 다니는게 보통일은 아니다. 차로 이동해야하고 차가 없다면 택시로 아이를 데리고 그곳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가격도 만만치않다. 한 타임에 5만원에서 10만원 정도 한다고 하던데... 게다가 잠깐 한다고 나아지는게 아니라 길게 1년이든 2년이든 다녀야하는것일텐데.. 너무 쉽게 센터를 권해주시는 선생님께 솔직히 조금 놀랐다... 차라리 정말 문제가 있어보여서 보낸다면 모를까...
선생님께서는 말이 느려서 친구들과 잘 못어울려 놀게되고, 또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니 짜증도 늘기 때문에 말을 빨리 트여주는게 좋다고 하신다. 그래서 센터를 권해드렸다고하시던데... 잘 모르겠다.. 속도가 느린 아이들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빠른 아이들의 기준에 맞추어 너도 속도를 내라는 뜻으로 들려 불편했다. 그리고 말을 할 수 있다고해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아니고 짜증을 안내는것도 아닌데.. 말이 느리 다는 이유로 갑자기 사회성, 왕따, 짜증내는 성격들의 예시를 드시니 그건 좀 아닌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말이 많아지네... 아마도 언어치료 제안을 받은 이 상황을 부정하고 싶어 내가 계속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듯 하다.
아무튼 벌써부터 조금 느리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사교육(?)을 제안 받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그것에 흔들리고 있는 나애게도 놀랐다. 나는 주변과 비교 없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 들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위기가 왔다. 더욱이 많은 아이들을 봐온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조금 느리다는 이유로 따로 센터를 다녀보라는 말을 들어 더 씁쓸했다.. 오히려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많은 아이들을 봐왔기 때문에, 말이 조금 느려도 괜찮다, 조금 느려도 건강하게 밝게 잘 크는 아이들이 많았다라는 말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언어 지연으로 인해 아이가 배우고 이해하는것에서 놓치는 부분이 많다는 말도 있다.
내가 참고 하고 있는 육아서에도 보면 48개월까지는 언어발달을 말하기로만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언어 이해력에 전혀 문제가 없다면 48개월까지는 기다려도 좋다고 한다. 이 책의 박사님 말을 믿고 말이 느려도 이해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일단은 안심을 하고 있었다. 아이가 내 말을 90%정도는 이해했기 때문이다.
말은 현재 단어로 말을 하고 있고, 서서히 노래 끝단어 몇개 따라부르고, 책읽어주면 끝 부분 살짝 따라말하고, 가르쳐주는 단어 한자씩은 말로 내뱉을수 있다. 하지만 완벽한 문장으로 말하지 않고, 또 문장으로 자주 말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자주 말하지도 않는다.
어느 유튜브 영상을 보니 오은영 박사님께서 어떤 아버지 예시를 들어주신 영상을 봤다. 아이가 언어치료가 필요한 상태인데, 그 아버지가 자기도 말이 느렸기 때문에 우리 아이도 늦게 터질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치료까지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자기 아이를 저말 사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아빠는 자신의 아이가 언어치료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하신다. 오은영 박사님께서 그럼에도불구하고 언어치료를 받아야한다고 계속 말씀을 해주셨다고한다.
내가 혹시 이 아버지와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봤다. 내 생각에는 아이의 말이 조금씩 늘고 있고 언어이해력은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괜찮다 생각했는데, 그리고 아이를 사랑하고 믿고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것인데. 그런데 내가 그 아이 아버지처럼 아이에게 치료가 필요한데 부정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요즘 이런 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많이 복잡하다.
하지만 이번일을 계기로 언어 검사를 한 번 받아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내가 내 아이를 객관적으로 보고 있지 못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나는 내아이를 믿고 싶었다. 조금은 더디지만 천천히 나아질거라고. 그리고 서서히 좋아지기도 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말이 트일거라 생각했다.
아이의 언어발달 검사는 그냥 문진표로 평소 아이의 생활에서 관찰되는 부분을 체크하면 된다. 이해력 부분은 정상 발달이었고, 표현 부분에서는 치료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언어치료센터에 보내지 않고, 내가 집에서 더 노력을 기울여보려고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엄마가 변해야 아이도 변할 수 있는 거란 생각이 들기에, 내가 더 노력해보려고 한다. 언어치료센터 1주일에 1시간 정도로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고, 아이가 말이 느린 근본적인 원인은 (내 아이의 기준) 나에게 있기 때문에, 내가 변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뭐랄까..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찾게 되고 듣게 된달까.. 인터넷으로 말 느린 아이, 말 늦게 터진 아이 등을 검색해서 찾아보곤 한다. 그러면 언어치료 센터를 다닌 사례들도 많이 나오지만, 그렇게 다녀서 말이 정말 늘었다는 사례도 있다. 아니면 자신의 아이, 조카, 혹은 본인이 어릴 때 말이 정말 늦었느데 5세때 터졌다든지, 초등학교때 터졌다던지... 늦게라도 터지니니 안심해라는 글들도 많았다. 센터를 다니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언젠가는 팍 터졌다고한다. 정말 늦게리도 터졌다 지금은 수다쟁이다라는 글들만 눈에 들어오고.. 그런 글만 자꾸 찾게된다...
어린이집에서 던진 언어치료센터 한마디에 이렇게 마음이 흔들린다.. 이번일을 계기로 아이의 언어 부분에 대해 더 심각함을 깨달았고 더 노력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올해가 가기전 아이의 말이 팍~ 트여준다면 정말 행복하겠다.
이런 발달 검사, 치료가 더 활성화 안 되어 있던 옛날에는 어땠을까?... 물론 발달검사 치료가 활성화된게 더 좋아진부분이긴 하지만.. 또 어떻게보면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조금 느린 아이들을 가진 부모에게는 스트레스적인 부분도 있는것 같다. 피곤하다...
올해가 가기전 말이 트인다면 성공 후기를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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