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물려 오는 아이
오늘 어린이집 선생님과 진지하게 상담을 했어요. 최근 4일 내내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에게 물려왔습니다. 처음에는 선생님께 괜찮다고 했고, 그다음 날도 그냥 또 괜찮다고 했어요. 괜찮다고는 했지만 계속 죄송하다고 말씀하셔야 하는 선생님께서는 마음에 걸리셨나 봅니다. 계속 죄송합니다, 더 주의하겠습니다,라고 말하시는 게 지치셨는지 저희 아이를 다른 반으로 옮겨서 무는 아이와 떨어져 지내보는 게 어떠시냐고 했습니다. 무는 건 너무 찰나나 막지 못하시나 봅니다. 다른 아이는 물리면 소리도 지르고, 밀치기도하는 등 자기 방어를 하는데 저희 아이는 가만히 보고만 있는다고 계속 당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희 아이가 자주 넘어지고, 넘어질 때마다 아기처럼 운다면서 연약한 듯 표현하시더라고요. 그냥 자기 방어를 못한다까지 말씀하지면 되지... 굳이 자주 넘어지고 아기 같다고 말씀하시는 건 뭔지 참.. 당연히 20개월 아이니까 넘어지면 울고 자주 넘어지는 건데 기분이 상했습니다. 무는 아이를 다른 반으로 옮기면 되는데, 옮겨야 하는 반이 더 어린 아이들이 있는 반이라 또 그렇게는 못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더 어린아이들이 다칠까 봐.. 당한 것도 속상한데, 그 방법으로 무는 아아기 아니라 피해를 본 저희 아이가 반을 옮겨야 하는 게 더더더~ 화가 났습니다. 그래도 이성적으로는 그 방법이 최선인 것 같아 수락은 했습니다. 집 와서 곱씹을수록 화가 났습니다. 맘 같아서는 어린이집을 당장 그만두고 싶은데, 또 새로운 곳에 가서 낯선 장소, 낯선 선생님, 낯선 친구들에 적응하는 것이 더 힘들 것 같아, 화가 나는 대로 어린이집을 그만두지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런 트러블 말고는 모든 것이 괜찮은 곳인지라. 어린이집을 바꾼다고 해도 공격하는 아이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니,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었습니다. 대신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간을 조금 더 줄이기로 했습니다. 안 그래도 요즘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비슷 한 문제로 여러 블로그들을 살펴본 결과, 아예 반을 바꾸는 등의 해결책도 내주지 않는 어린이집도 많은 것 같아 그나마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의외로 저희 아이같이 자기 방어를 못하고 계속 맞고 당하는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제가 자주 육아정보를 참고하는 카페에서 전문가들의 의견도 구하고 예전에 봤던 육아 전문가 유튜브도 다시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였습니다.
계속 맞고 오는 아이 문제가 있는 것일까?
영재 교육 전문의 육아 전문가께서 방송하셨던 유튜브 QnA 시간에 비슷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고 저학년인데 매번 자기는 때리지 않고 맞고만 와서 고민이라는 부모였습니다. 육아 전문가님의 답변은, 그 맞고만 오는 아이는 집에서 많은 배려와 사랑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공격하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공격하지는 못해도 자기 방어는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친구가 때리려 할 경우 팔을 잡는 다던지, 밀친다던지, 큰소리로 때리는 것은 나쁜 거야 라는 식으로 자기 벙어를 할 수 있으면 좋다고 합니다. 자신감이 없고 주눅 들어 맞고 오는 아이라면 문제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부모님과도 사이가 좋고 밝은 아이라면 성품이 착하고 집에서 배려와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공격을 하는 아이가 잘 못 된 것이지 다른 사람을 때리고 공격을 못하는 아이는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때리고 공격하는 아이와는 최대한 멀리 떨어지도록 하고 같이 못놀게 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예전 오영은 박사님께서 하셨던 말이 생각나네요. 반친구들은 친구가 아니라 classmate라고. 구지 마음에도 안맞는 친구들과 억지로 친해지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사회성을 이유로 맞지도 않은 친구와 억지로 잘 지내라고 하지 않아야 겠어요.
너무 어린아이의 경우 해결책은?
자기 방어를 가르치기도 어렵고 말도 못 하는 어린아이는 그냥 그 상황을 최대한 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합니다. 36개월 미만까지는 최대한 거절, 좌절, 부정당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하고 자신감, 승리의 경험만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초기에 쌓은 승리, 자신감, 좋은 느낌의 경험이 커서 실패나, 역경을 만날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처방해주신 반 바꾸기는 좋은 해결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조금씩 저희 아이에게 자기 방어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누군가 물면 팔을 빼고, 밀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말도 더 열심히 가르치려고 하고 있어요. 말을 못 하니 엄마에게도 말도 못하고 선생님께도 말 못하고 있었을거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말을 못하니 '하지 마'라는 말도 강력하게 할 수가 없고요. 요즘 말과 자기 방어를 열심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무는 아이 역의 곰돌이 인형을 밀치라고 하는데 그냥 포근히 안아주는 아이 때문에.. 습득하는 데는 좀 걸릴 듯합니다) 자기보다 약해 보이는 아이를 유독 괴롭히는 아이들이 종종 있더라고요. 이처럼 36개월 미만의 꼬마 아이들 사이에도 서열, 약육강식의 세계가 있는 듯합니다. 먼저 공격하고 때리는 것은 잘 못이지만 자기 방어는 할 수 있도록 가르치거나 그러한 상황을 최대한 만나지 않도록 해주어야겠어요.
아래 글도 참고 해주세요!
아내의맛 프로그램에서 오은영 박사님께서
<어린이집 무는아이, 맞고오는아이>
관련해서 컨설팅 해주신 내용입니다.
https://learnandhappy.tistory.com/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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