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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육아일기 - 임신했을 때 회상..

by 베스트정 2020.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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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컥 생긴 아이 때문에 임신 초반에 참 걱정도 많았는데 이렇게 20개월까지 잘 키웠다. 앞으로도 점점 기대가 된다. 임신 소식을 알았을 때는 기쁨보다는 큰일 났다는 당황스러움이 컸다.ㅎ 이제 막 결혼을 했고, 집 대출금도 있었고, 회사도 다녀야하는데 출퇴근이 약 3시간...이었던 상황. 양가 부모님도 아주 멀리 떨어져 살고 모든 것은 나 스스로 감당을 해야 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던건 사실이었다. 사실 임신, 육아 이런 것에 대해 전~혀 생각 조차 해본 적이 없어서 무지에서 오는 두려움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래도 소중한 생명인데 마냥 걱정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그래서 임신/출산 관련 책들을 읽었고 몸의 변화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하고 아기를 맞아들일 때 준비해야 될 것 등을 하나하나 공부했다. 조금씩 공부하니 무지했던 때보다는 덜 두려웠다. 임산부 생활에도 익숙해지고.. 회사에서도 많이 배려해주시고.. 그렇게 출산도 무사히 잘하고 아기도 지금까지 잘 키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임신 초기에는 우리 아기의 성별이 궁금했다. 그래서 매번 산부인과에 갈 때마다 오늘은 성별을 알려주실까 기대를 하고 갔다. 그러다가 의사 선생님께서 "아빠를 닮았네요~ 하는 것을 듣고 아들이구나!라고 알게 되었다." 나는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이 없었다. 아이를 가질거라 생각 조차 안했었기때문에 성별에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래도 아들이라서 좋다! 어른들도 모두 좋아하시고.

 

이제 성별을 알고 나니 아기의 얼굴이 궁금했다. 잘 나오지도 않은 초음파 사진을 뚤어져라 보면서 이렇게 생겼을 꺼라 상상도하고, 실제 컬러가 들어간 초음파 사진을 찍어 주기도 하는데 그 사진을 보며 남편과 서로 자기를 닮았다며 우기기도 했다.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는 뒤집기하는 것이 보고싶었고 뒤집기 성공하고 나서는 앉아있는 것이 보고 싶었다. 앉아있는것을 보니 걸어다니는 것이 보고 싶었고 걸어다니는걸 보니 무슨 생각하는지가 너무 궁금하다.. 얼른 말 좀 했으면 좋겠다.. 무슨 생각하는지 엄마한테 말좀 해줘!!

 

육아 전과 후의 삶이 180도 달라졌다.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나는 지금이 더 좋다. 아이가 없었을 때는 자유롭고, 즐길 수 있는 것들도 많았지만 (예쁜 옷, 화장, 밤술자리, 친구들, 애인, 여행 등등) 마음 한 편으로는 뭔가 내 삶 일부분이 계속 소비되는 느낌이었다.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 즐거움으로 날아가 버리는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지금은 그때보다 시간도 없고, 잠도 못 자고, 여유도 없고 예쁘게 꾸밀 시간도 없지만 보람이 있고 무엇인가가 쌓이고 축적되는 느낌이다. 아이가 꾸준히 커가는 걸 보기 때문일까. 가끔은 화려한 밤공기의 시내 거리가 그립기도 하지만 지금의 삶도 참 행복하고 나를 더 성장시켜준다. 

 

예전에는 무거운 물건은 잘 못 들었다. 2리터 생수 6개 배달 오면 낑낑 거리며 집에 들고 들어갔었다. 얼마 전 마트를 갔는데 할머니께서 2리터 생수 6개 들어있는 한 팩을 자기 시장바구니에 좀 들어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엄청 무거운데.. 어떻게 들어드리지 고민하며 생수 팩을 들었더니.. 가벼운 것이 아닌가... 요즘은 12킬로 되는 아이를 안고 1시간 걷기도 해 봤으니.. 아줌마 근육이 생긴 듯하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나를 성장시켜주는 육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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